2016년 경제위기!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구조조정이 휘몰아치고 있다. 조선,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실업의 쓰나미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하청 비정규노동자들은 실직을 당한 상황이고, 임금체불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울산, 부산, 거제, 고성 등 동남밸트 지역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한다.
20대 총선 누구도 예상 못했던 여소야대를 이끌어 낸 야당의 대표들마저 ‘구조조정을 감내해야 한다’고 벌써부터 선전포고를 해대고 있다. 한술 더 떠 총선에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은 여당은 구조조정을 위해 4대 노동법을 개악해야 한다며 고통을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지우려 하고 있다.
조선, 해운업계만 정리되면 경제위기가 끝날까? 조선, 해운업계의 불황은 위기관리 능력 부재의 내적요인도 크지만,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발현되면서 닥친 측면이 크다. 전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니 당연히 국가 간 무역이 줄고, 이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 해운업계가 1차 타격을 받게 되고, 해운업계의 불황속에 선박 발주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조선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 다음은? 당장 세계적 경제위기와 유가하락으로 최악의 재정난을 겪는 중동과 러시아 등은 이미 건설해외발주를 중단한 상황이고, 이는 곧바로 우리 건설업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수출로 이나마 지탱시켰던 자동차와 반도체, 휴대전화 역시 이명박 정부의 환율정책이 약발을 다함에 따라 수출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삼성은 전체 직원 30만명 중 20%인 6만명을 소리 없이 감원하고, 생산을 30-40% 감산하며 빙하기 경영에 들어가 있다.
또다시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의 혈세를 모아 뻔히 보이는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재벌과 기업들에게 쏟아 붓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소위 재벌들의 빅딜을 유도하며 공룡 독점기업을 양산해 내고, 경제위기 관리능력의 부재로 위기를 증폭시킨 주범들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다. 또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몇 푼 실업대책에 던져주고 노동자들에게 위기를 전가시킬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이번 위기가 극복되어 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러기에 이번 위기는 너무도 깊고 길다.
현재 위기의 핵심은 ‘과잉생산과 과소소비’란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부자감세, 재벌을 위한 금융 등 모든 규제철폐, 공기업사유화, 탄압을 통한 노동조합의 약화와 이로 인한 전체 노동자의 기본권 저하, 저임금 비정규직 양산을 토대로 한다. 富를 재벌 등 부자들에게 몰아줘야 이를 재투자 하고, 생산하고, 신규채용을 하고, 소비가 이뤄지는 선순환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는 낙수효과이론에 근거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온갖 혜택을 받은 기업들은 742조(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재투자는 언감생신이다. 반면 국민들은 1000조가 넘는 가계부채로 신음하고 있으며, 그나마 고용이 안정적이란 정규직 역시 노조파괴에 고통 받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아이들 사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에 허덕이고 있다.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은 최저임금 언저리의 임금으로 이미 지갑을 닫았다. 결국 닫힌 국민들의 지갑이 열리질 않으니 재벌과 기업이 만든 상품이 팔리질 않는 극단적인 상황이 도래했다.
미국 대선이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엽기 행각에 언론은 희화화 하고 있지만, 미국은 지금 치열한 이념전쟁을 벌이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신줏단지 받들 듯 모시는 공화당과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민주당의 치열한 이념전쟁이 한창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전 세계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소비절벽에 빠진 국민들의 지갑을 어떻게 두텁게 해 소비를 늘리고, 이를 통해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느냐에 빠져있다. 국민들의 소비를 늘이고, 늘어난 소비로 재고를 줄이고, 기업이 생산을 하고, 생산을 위해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고용된 노동자는 임금으로 다시 소비를 하는 자본주의 선순환구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은 8.5유로(한화 1만700원)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미국 일부 주는 시간당 7.2달러의 최저임금을 15달러로 대폭인상, 소비열풍에 환호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정규직 대비 57%인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70-80%까지 올려 차별을 철폐하겠다고 한다. 많은 나라에서 부자증세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전국민의료보험 도입 등 노동자 서민에게 돌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여야 정치권만 전 세계적 흐름과 상관없이 나홀로 마이웨이다. 코앞에 닥친 공황, 재벌과 기업만 살리고 노동자 서민에게 모든 고통을 전가한 1998년의 재판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4.13 총선에서 정부여당과 야당에게 표로 심판했다고, 지켜보겠다고, 가만히 있겠다고 하는 순간, 우리의 미래는 없다.
우리 노동자들은 경제위기 고통전가를 위한 노동개악에 반대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이 노동자 자르기가 아닌 주35시간 노동제의 도입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것임을 밝힌다. 또한 넘쳐나는 재벌 곳간을 열어 노동자 서민을 위한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또한 유성기업과 현대자동차의 노조파괴에 맞서 자신의 목숨을 던진 한광호 열사의 염원을 이어받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