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농성장 강제해산 경찰과 충돌
장애인 교육 확보 목소리 짓밟혀...충북 장애인단체 대표 삭발
2011-11-17 12시11분 심형호(cmedia@cmedia.or.kr)
교육권 확보를 위해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충북장차연)가 삭발식을 진행하고 교육감과의 직접협의를 요청하기 위해 충북도교육청으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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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춘 다사리 야학 교장(좌)과 최난나 충북장애인부모회 회장(우)이 삭발을 하고 있다. |
충북장차연은 지난 16일 오후 5시 충북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장애인교육권 확보를 위한 충북 결의대회’를 열고 공동대표 2인의 삭발식을 진행했다.
최난나 충북장애인부모회 회장과 권은춘 다사리 야학 교장이 삭발을 했으며, 이들은 “장애인 교육권 외면하고 무리한 공권력 투입으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이기용 교육감은 즉각 사과하고 직접 협의에 응하라”고 입을 모았다.
윤남용 사회당충북도당위원장은 “18개 요구안 중 쟁점이 되고 있는 장애학생 전공과 설치와 장애성인 문해교육프로그램지원 2가지 안은 장애인의 염원이기 때문에 매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항상 내년에 하자면서 연기했고 이것이 벌써 5~6년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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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장차연 회원들이 도교육청 정문을 지나자 경찰병력이 막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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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으로 들어가려다 경찰병력과 충돌했다. |
삭발식이 끝난 후, 참가자들이 교육감과의 직접협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도교육청 정문을 지나다가 대기하고 있던 경찰병력 60여명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이응호 충북장차연 상임대표가 경찰의 방패에 밀려 전동휠체어와 함께 뒤로 넘어지는 사고가 2번이나 발생해 충북장차연 회원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충북장차연이 특정 의경을 지목하며 고의로 넘어뜨렸으니 사과할 것을 요구하자, 해당 의경은 “몸싸움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밀린 것이지 일부러 넘어뜨리지 않았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충북장차연은 “고의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몸과 같은 전동휠체어를 밀어 넘어뜨린 것 자체가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충북장차연은 20여 분간 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민원실에서 도교육청 관계자에게 직접협의를 요구하는 공문과 삭발식에서 잘린 머리카락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공문이 이기용 교육감에게 직접전달 될 것을 요구했고 만약 그렇게 되지 않을 시 더 큰 투쟁을 하겠다며 오는 22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상황보고 드리고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최난나 충북장애인부모회 회장의 편지
뭐라고 말할까요?
가슴이 멍멍하게 저며 옵니다.
장애인에게, 장애학생에게 교육을 시켜 달라고 충청북도 교육청 이곳에 저는 왔습니다. 우리아이가 장애가 있어 장애인에게 맞는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시켜 달라고…….
충청북도 교육청은 장애학생·비장애학생 차별하지 않고 교육을 시키는 곳입니다. 교육청에 개인의 이익이나 나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교육청이기에 교육을 시켜 달라고 온 것이 잘못입니까? 장애인 교육은 교육청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는 건가요?
저는 2011년 11월 9일을 잊지 못합니다. 이날 충청북도 교육청인 이곳에서 경찰에 체포되어 장애아들과 함께 경찰서에서 35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등학생이지만 장애가 있는 저의 아들을 맡길 곳이 없었습니다. 수능전날이라 학교에서 일찍 끝났고 그 다음날 수능을 보는 학교이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아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 했는데도 저를 철창에 가두기 위해 장애아이와 함께 청남경찰서에서 수갑시설이 있는 상당경찰서로 이동시켰고, 상당경찰서에서는 15개월 이상되면 엄마와 같이 수갑 할 수 없다고 경찰서 쇼파에서 모기를 쫓아 가며 무릎에 아이를 재웠습니다.
엄마들이 면회를 왔고 기자들이 알게 되어 난처한지 밤 12시 쯤 다시 청남경찰서로 이송되었는데 아주머니 경찰에게 미안해야 한답니다. 경찰들에게 미안해야하지 않냐 하면 윽박지르는데 제가 미안해야 하는 겁니까?
아이가 장애가 있는 것도 가슴 아픈데, 경찰서에 함께 있는 것도 억장이 무너져 물 한 모금 밥 한 숟가락 못먹고 있는데 장애아 교육시켜 달라고, 장애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경찰서에 함께 있는 것을 밤 12시에 경찰에 사과해야 하는 겁니까? 제가 중범죄자 입니까? 아님 흉악범 입니까? 장애아이교육 시켜 달라고 한 것이 그렇게 잘못인가요?
이에 구속시키지 못했으니깐 벌금을 먹일 차례인가요? 저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집이 있느냐고 물어 보더군요. 집은 있지만 장애가 있는 아들이 수술을 3번이나 했고, 병원에 살다시피 했고 지금도 병원 2군데서 약을 복용하고 있고, 특수교육을 4군데 다니고 있어 빚 투성이 입니다. 벌금 물리십시오. 집 팔면 됩니다. 부모이기에 이 아이, 장애가 있는 우리 아이 교육 포기 할 수 없습니다.
삭발의 의미를 아십니까?
조상이 주신 머리를,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던져서 마음에 의지를 표현 한 것이며 절대 현실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누구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머리를 깎는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가족중에 아이교육을 시켜 달라고 아이교육을 위해서 머리를 깍는다고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십시오. 저도 여자입니다. 하지만 저 꿈쩍도 하지 않는 충청북도 교육청에 장애아 교육 시켜 달라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지켜달라고 여자이길 포기하고 엄마니까 장애아이 엄마니까 물러설수도 포기할수도 없는 장애인교육을 시켜달라고 나의 신체 일부를 떼어냅니다. 또 무엇을 때어 드려야 소수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지 않고 소외되지 않고 교육받을 수 있을까요?
엄마니까 저는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 장애학생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주십시오. 부모의 힘으로 장애인 교육이 이루어 질 그날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권은춘 다사리 야학 교장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청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여기 와 계시는 여러분!
저는 이 글을 준비하면서 2005년 4월 충북도청과 2006년 8월 충북교육청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단식 그리고 삭발이라는 아픈 기억이.
6년이 흘렀지만 변한 것 하나도 없더군요. 며칠 전 교육청 정보과 형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지금 장애인분들이 하는 것이 2006년과 똑같다고 말입니다. 저희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 이곳 교육청도 2006년과 별다름이 없더군요.
그런 소위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 직원들은 대학교까지 나오셔서 그런지 처음 보는 장애인에게 무조건 반말을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조금 전까지 반말 하고도 반말 안했다고 우기는 000라는 장학관. 정말 억울하고 또 억울합니다. 교육청 장학관이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이러니 이번 일이 해결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릅니다.
장애인들은 설치된 감시 카메라의 기계만도 못한 존재입니다. 평소에는 무시당하고 감시 카메라를 건드려야만 총 출동하는 교육청 직원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성인장애인인 우리도 이기용 교육감처럼 제때 교육을 받았다면 오늘날 이렇게 사람취급도 못 받는 이 더러운 삶을 살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도 교육청 직원들처럼 이기용 교육감처럼 많이 배우고 많이 가졌다면 사람 무시당하는 이곳에 이렇게 안 왔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공부 안하고 싶어 안한 것 아니잖아요.
이 사회가 이 정부가 이 대한민국에서 너희는 공부해야한다.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했습니까? 왜 우리 장애인들은 그렇게 중요하고 소중한 말을 못 들었을까요? 그건 이 사회가 이 정부가 이 대한민국이 나만 잘 배우고 나만 똑똑하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그런 깡통 같은 마인드로 이 정치를 해오고, 이런 마인드로 교육을 해 왔기에 우리는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삶을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양보는 없습니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교육청 직원들과 이기용 교육감이 대학교 나오고 대학원 나와서 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대우받을 때 우리는 방구석에 처박혀, 주면 주는 대로 먹고 똥 싸고 오줌 싸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커서 지역사회에 나가서 적응하고 살려고 해도 배우지를 못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모든 것에 배제 당하고 때로는 자식에게 마저 무시당하는 남들에게 부끄러운 부모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쁜 짓을 했습니까? 사람을 죽였습니까? 우리가 죄가 있다면 못 배운 것입니다.
저는 많이 못 배워서 평소 때도 장애인으로 사는 것이 싫지는 않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서니깐, 못 배운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배우고 대학교를 나왔으며 이런 것도 몰랐을 것이고 오는 이 자리에서 소중한 여러분들을 만나는 행복도 못 느꼈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행운이라고 생각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저희와 함께해 주시고 우리 다사리 학생분들께서 저와 함께해 주신다면 끝까지 이 자리를 사수하고 승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충북도교육청 이기용 교육감의 마인드를 확실하게 바꾸겠습니다.
장애인교육권 만세!
원문보기 http://www.cmedia.or.kr/news/view.php?board=news&nid=1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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